제221화
느닷없이 그는 허리에 찬 검을 뽑아 들고 순식간에 손해철의 목을 내리쳤다!
“형님...”
손해철은 두 눈을 부릅뜬 채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머리와 몸이 갈라져 버렸다.
잘린 머리가 데굴데굴 굴러오더니 심화영의 발치에 멈춰 섰다.
손 상서는 두 눈이 핏발 서도록 충혈된 채 심화영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
“이 정도면... 사과가 되었겠습니까?”
“화영아!”
심철호가 깜짝 놀라 급히 심화영을 감싸려 달려들었다. 피비린내 가득한 광경에 그녀가 놀랄까 염려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그녀는 바닥의 머리를 차가운 눈빛으로 스쳐본 뒤, 곧장 시선을 들어 올리며 비웃음 섞인 말을 뱉었다.
“과연 예전 전씨 가문 어르신 곁에서 수련하신 분이로군요. 칼을 들자마자 주저함이 없으시니 말입니다.”
“하나 전씨 가문 어르신께서 베어낸 것은 모두 죄악 가득한 적의 피였고 검 아래 쓰러진 자 또한 마땅히 벌을 받아 마땅한 자들이었지요. 하지만 나리께서는... 어찌 육친의 머리를 그렇게 쉽게 베실 수 있단 말입니까?”
그 한마디 한마디가 뼛속 깊이 파고들었다.
심화영은 당연히 손 상서가 분노에 치를 떨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뜻밖에도 손 상서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오히려 얼굴빛이 확 바뀌며 눈빛이 차분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그녀를 바라보는 눈에는 이내 복잡한 빛이 스쳤다. 마치 심화영을 통해 다른 무언가를 떠올린 듯 이마를 잔뜩 찌푸리더니 낮게 물었다.
“방금 그 말... 무슨 뜻입니까?”
그의 목소리는 뜻밖에도 놀라울 만큼 침착하였다. 그러나 억지로 이끌어낸 평정심 속에서 마치 활시위를 잘못 당긴 사냥꾼처럼 위태로운 기색이 어렴풋이 비쳐 보였다.
심화영은 그 미묘한 떨림을 놓치지 않았다.
‘이상하군.’
잠시 멍해졌다가 금세 정신을 가다듬은 그녀는 말을 돌려 쏘아붙였다.
“나리께서는 제가 무슨 뜻으로 말한 거라 생각하십니까?”
그녀조차도 아직 알지 못했다. 조금 전 자신이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훗날 자신과 전강훈, 설현수와 얽힌, 그야말로 하늘이 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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