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화
심화영은 당황했다.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전강훈은 이미 저 멀리 걸어갔다.
심화영은 그제야 전강훈이 가리킨 것이 그가 심화영에게 걸었던 봉강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전강훈이 봉강검을 선물로 주다니.
심화영은 도저히 믿기지 않아 전강훈의 뒷모습에 대고 외쳤다.
“제게 검을 주시면 전하께서는 무엇을 쓰십니까?”
바퀴 의자가 잠깐 멈추었다. 이내 사내의 낮으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가 그녀의 마음을 간질였다.
“나는 더 이상 필요치 않소.”
전강훈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오히려 삼황자 원태영이 몸을 돌렸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안과 의문이 깃든 눈빛으로 심화영을 바라보았다.
심화영은 그를 무시하고 탁자 위에 놓여 있던 검을 들었다.
검은색과 금색이 어우러진 검집 위에는 봉강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고 꽤 무게감이 느껴졌다. 검 자루에서 전강훈의 숨결이 느껴지는 것만 같아 심화영은 잠깐 흠칫했다.
그러다 귓가에서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화영아, 왜 그렇게 근심 어린 표정으로 검을 바라보는 것이냐?”
심화영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저었다.
“그냥 좀 뜻밖이어서요.”
고신우는 웃으며 말했다.
“나도 좀 놀랐다. 그 검은 평범한 검이 아니거든. 내가 알기로 그 검은 선천현철로 만들어진 검이다. 대장장이가 무려 30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뒤 죽기 직전 명양왕 전하께 선물로 드린 것이지. 명양왕 전하는 그 후로 이 검을 줄곧 몸에 지니고 다니셨고 다른 사람이 만지게도 못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검을 심화영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심화영은 그 말을 듣고 흠칫했다. 그 검이 그렇게 귀한 검인 줄 몰랐던 심화영은 황송한 기분이 들어서 말했다.
“그러면 잘 보관해 두어야겠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검을 품에 안았다.
고신우는 싱긋 웃었다.
“명양왕 전하의 마음을 소중히 여길 줄 알다니. 네 얼굴이 예전과 똑같지 않았다면 나는 너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대체 그 토끼에게 무슨 독을 먹인 것이냐?”
심화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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