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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손수건에는 피가 흥건히 배어 있었고 그녀가 쥐고 있는 단검은 여전히 서늘한 빛을 내고 있었다. 그 날카로운 윤광이 그녀의 얼굴까지 차갑게 비춰 섬뜩함을 더했다. 백세민은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낮췄다. “아가씨, 물건을 찾았습니다.” 처음으로 그는 눈앞의 소녀를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 그녀가 구연재를 저렇게 만든 것이 무서운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 모든 일을 해치우고도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눈빛에 사라지지 않는 얼음 서리 같은 냉기를 품고 있는 그 모습이 두려웠다. 죽고 사는 일에 익숙하지 않고서야 어찌 저럴 수 있겠는가. 하지만 심화영은 그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고 조용히 목록을 받아들여 대충 훑어보더니 말했다. “돌아가거든 사본 하나를 써서 내게 남기고 다른 한 부는 네가 가져가 약재를 모으거라. 되도록 품질 좋은 손을 써야 한다. 아무도 눈치채지 않도록 하여라. 알겠느냐?” 뭔가 더 말하려던 백세민은 입을 다물었고 마지막에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러고는 바닥을 한 번 흘낏 보고 물었다. “이 자는... 어찌할까요?” 심화영은 바닥에 흩어진 잘린 사지들을 바라보았다. 눈빛이 잠시 핏빛으로 물들더니 곧 담담히 말했다. “넌 숨기는 데 아주 능하지 않느냐? 그 재주를 살려 삼황자 전하께 보내도록 해라. 내가 드리는 첫 번째 예물이라 생각하면 되겠지.” “...” 백세민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잔인한 것 같은데?’ 그런데 심화영이 이내 이어 말했다. “이 자는... 당장은 죽이지 말고 살려 두거라. 혹시 또 쓰일 데가 있을지도 모르니.” “그렇다면 여기 두는 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백세민이 조심스레 물었다. “아니. 여기 두어라.” 심화영은 맞은편 사랑채를 가리켰다. “사랑채 아래에 밀실이 있다. 그 안에 넣어 두면 되느니라.” 그녀는 알고 있었다. 삼황자가 언제쯤 이 자를 찾을 수 있을지를 말이다. 전생 후반부에 이르러 삼황자는 그녀를 마주할 때마다 도둑처럼 굴었다. 아니면 핑계를 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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